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위로해주고 싶은 복학생의 슬픈 사랑이야기 #최신

나는 23살이고 올해 3월에 대학교 복학한 남자야.

진지하게 브금 좀 깔고 내 썰 좀 풀어보려해.

일단, 나는 와고인들과 마찬가지로 모쏠이야 ㅎㅎ….

물론 실패담까지 꽤나 보유 중이야. 총 4번의 실패를 겪었고,

지금 내가 하려는 얘기는 실패담은 아니지만 이것까지 치면 5번의 실패 경험이 있어.

첫 번째는 1학년 때 한 살 많은 누나한테 맨날 카톡 먼저 날리면서 집적대고,

방학 때 그 누나 보러 서울 갔다 창원 갔다 KTX 비용만 18만원 쓰고 원정가서 고백하고 까였어.

두 번째는 군대 있을 때 학교 놀러갔다가 만난 과 여자애였는데,

휴가 때마다 나와서 만나면서 썸 타다가

내가 병신같이 질질 끌어서 결국 걔는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어.

복학한 지금도 학교에서 길가다 가끔 만나. 어휴…..

세 번째는 두 번째 여자애랑 연락 끊기고 군생활 1년 정도 남았었는데,

우리 부대에 여자 하사가 하나 있었어.

내가 부대 정문 위병소에서 일해서 출퇴근 때마다 마주쳤는데

혼자 끙끙 앓다가 전역 때 페북으로 연락했다 씹혔고 ㅎㅎ 지금 생각해도 쪽팔리네

네 번째는 복학하고 역시 또 껄떡대다가 보기 좋게 까였어.

여기까지만 읽으면 참 병신이 따로 없어. 뭐 발정난 것마냥 여기저기 들쑤시기나 하고 말이야.

맞아. 참 외로웠던 것 같다.

왜냐면, 난 키도 작고 얼굴도 존못이고 몸도 씹멸치였어.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.

그런데 학교라는 곳은, 친구를 못 사귀면 바로 왕따로 전락해버리고

평생 놀림받을 공간이더라. 입학하자마자 느꼈어.

그래서 나는 어떻게든 친구를 만들려고 늘 긴장하고 살았어.

다행히 나는 대인 관계 기술이 괜찮았는지 매 학년 시작할 때마다 친구 만드는 데에 성공했어.

무슨 운이 따랐는지 심지어 재밌는 애라는 소리도 듣고 살았어.

반에서 깔짝대면서 헛소리 하는 쪼그만 애들 있지? 딱 그런 캐릭터였어.

이런 생활이 초 중 고 내내 이어졌고, 정말 내 학창시절은 승승장구였어.

한 번도 친구 사귀는 데에 실패해본 적이 없었거든

심지어 고2, 고3 떄는 반장도 도맡아했지. 이 행보는 대학교 가서도 이어졌어.

나는 못 생겨도 꽤 재밌는 애로 통해서 사람 사귀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어.

그런데 군대를 들어가게 되고, 무료한 생활이 1년쯤 넘어갈 때였어.

나는 공군이라 휴가를 자주 나왔는데,

어느 날 집에 와서 TV를 보는데 문득 깨달은 게 있었어.

왜 나는 연락하고 싶은 친구가 없는거지?

정말 충격적이었어. 난 살면서 친구가 부족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거든.

그런데 막상 사회랑 연락이 끊기고 친구들 몇 개월 안 보니까

아무한테도 연락하고 싶지가 않더라.

정말 막역했던 고3 때 독서실 친구들도 전혀 생각나지 않았어.

누구랑도 만나고 싶지가 않았어.

그렇게 학교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썼는데, 정신차려보니 남는게 아무것도 없었어.

그걸 깨달은 순간 남은 군생활은 말 그대로 나락이었어.

2번째 여자애와의 실패도 이때쯤이라,

부대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책만 읽었던 거 같아. 하루종일.

거의 사람들이랑 대화를 피했어.

그러다가 전역을 하고 복학을 했어. 불행하게도 난 전역하고 1주일만에 복학했고,

복학도 나 혼자 했어. 2학년으로.

대학 동기가 몽땅 다 나보다 늦게 군대를 갔거든 ㅎㅎ….

인간 관계에 엄청난 회의감을 느끼고 혼자 복학을 했는데,

진짜 처음 한 달이 너무 괴로웠어.

학교 다닐 떈 빵빵 터지던 내 농담도 이제 시큰둥한 반응만 불러 일으키고,

나에게 먼저 다가오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었어.

그저 나이많고 못생긴 땅딸보 선배에 불과했고, 게다가 재미까지 없어진거지.

말도 어버버 거리고.

그래서 난 매일 도서관에 박혀 살았어.

하루에 10마디도 안 했던 거 같아 지금 기억으론.

하루에 도서관에는 최소 7시간은 박혀 있었고. 덕분에 학점은 기가 막히게 나왔지만,

난 내 인생이 기가 막혔어. 이딴 것도 삶이라고 살고 있다는 게.

정말 외로웠어.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나락까지 떨어져야 하는거지?

친구 좀 사귀고 싶었던 게 잘못인가? 이해할 수가 없었어.

그만큼 외로웠기 때문일까. 난 그 와중에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어.

5번째 실패를 앞둔 여자 애지.

하지만 난 그 땐 어두칙칙하고 우울증 초기 증세의 복학생에 불과했기 때문에

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어.

그리고 생각을 했지. 다음 학기 때 내 예전 대학 친구들이 돌아오면,

그 땐 정말 달라질 거라고.

사람도 만나고, 여자도 만나고 , 행사도 참여하고. 나도 예전처럼 살고 싶었거든.

그렇게 달라지면, 나도 연애란 걸 하고 사랑도 받아볼 거라고 다짐했어.

그리고 내 친구들이 이번 학기에 돌아왔어. 정말 기뻤어.

기쁜만큼 내 계획대로 대학생활이 풀리기 시작했고,

이젠 사람들에서 말도 잘하고 가끔씩 웃기기도 해.

슬슬 누군가는 선배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, 되게 말 잘하시고 재밌으시다 라는 겉치레

칭찬도 해줘.

고등학교 다닐 때만큼은 아니지만 슬슬 내가 돌아오고 있다는 걸 느껴.

그럼 이제 좋아하던 여자애와도 잘 될 수 있을까?

 


그러나 모든게 뜻대로 되진 않았어.

나는 대학교에서 평생 갈 친구라고 믿고 지낸 놈이 딱 2명있어. 이번 학기에 복학했지.

그 중 한 명이, 내가 전 학기 내내 좋아했던 여자 애를 맘에 두기 시작했어.

어느 날 술자리에서 말하더라고. 걔랑 잘 되고 싶다고.

난 그 때 아무 말도 안 했어. 왜냐면,

그 말을 듣는 순간 친구가 잘 되는 걸 보고 싶었거든.

예전부터 그런 마인드였어. 당연히 여자보단 친구지. 친구는 평생 가니까.

그런 줄 알았는데, 하루 하루 친구가 먼저 여자애에게 다가가고,

서로 연락하고, 친구가 행복해하는 모습이 증오스러웠어.

너네만 기다렸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. 나한테 또 시련을 주려고 돌아온 건가.

머리로만 친구가 소중하다고 지껄이고 있었던거야.

친구가 여자애랑 행복한 상상하면서 즐거워할 때마다 가슴이 타들어가는 줄 알았어.

그리고 어제, 그 여자애의 생일이었어.

나는 그저 갑자기 성격 바뀐 재밌는 선배였는데,

내 친구는 밤 12시 넘어 생일이 되자마자

그 여자애를 기숙사 밖으로 불러냈어.

케이크를 주고, 몰래 쓴 편지도 주고, 서로 1시간 가까이 얘기를 주고 받았다고 했어.

방에 돌아와서 나한테 자랑하는 모습을 보면서, 정말 세상이 증오스러웠어.

씨발. 내가 뭘 잘못했는데.

친구 좀 사귀고 싶어서 발악했고, 그게 다 부질없어서 방황했던게 뭐가 그렇게 죄라고.

연애 할 줄 모르는게 뭐가 그렇게 죄라고.

너무 화가 나면서도, 이 감정 때문에 친구를 잃을까봐 아무한테도 고민을 털어놓을 수가 없어.

그리고 친구는, 이제 여자애와 방금까지도 카톡하면서,

언제 고백하면 좋냐고 나한테 너스레를 떨고 있어.

난 진짜 그냥 열심히 해보려고 했던 것뿐인데. 친구 좀 사귀어보고 싶었고,

연애도 용기내서 다가가면 될 줄 알았는데

왜 실패만을 거듭하고, 실패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어.

그냥 넋두리만 뱉다가 또 이렇게 새벽에 잠들고,

거울에 비친 몰골을 좀 노려보다가 강의실로 향하는게 내 삶의 전부인걸까.

혹시라도 이 긴 얘기를 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감사를 표할게.

필력도 후달리고 그래서 뭔 상황인지 이해 안 되는 부분도 많았을텐데….

읽는 사람 중 혹시 나같은 사람이 또 있다면,

적어도 혼자는 아니라고는 말해주고 싶다.

나는 계속 고민해볼게.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.

+) 베댓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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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지수
으앙 너무 귀여워 ㅠㅠㅠㅠㅠㅠ
최빈희
Open the hell gate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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